자수정 학파 (The Amethyst Order)

출처 : Warhammer Fantasy Roleplay, Realms of Sorcery pp.110-116

THE AMETHYST ORDER

로어 : 죽음과 영혼의 로어 (The Lore of Death and Spirit)

상징 : 대낫, 모래시계, 자수정 해골, 가시 돋친 장미

학파 : 자수정 학파

마법의 바람 : 샤이쉬 (Shyish)

샤이쉬는 자색 마법의 바람이고, 시간의 흐름과, 끝 그리고 죽음의 에티르적 확실성입니다. 샤이쉬는, 미지를 마주칠 때의 두려움과 모든 지각있는 생명체들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무시무시한 외경심을 비추는 형이상적인 투영이기 때문에, 가장 다른 이로운 마법의 형태들 중에서도 가장 불가사의하고 공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샤이쉬는 필멸자들이 거룩하거나 특별하다고 여기는 대상에 투영하는 거룩하지 못한 아우라 곧, 숭배와 존경을 그 속에 담고 있습니다.

가장 심오하게도, 샤이쉬는 생의 무상과 지나간 날들에 대한 회상,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에 대한 받아들임 그리고 어쩌면 더 올 수도 있는 날들에 대한 기대의 자각으로부터 형성된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삶보다 더욱 커다란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 곧 창조로부터 비롯된 것들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창조 자체는 영원히 남는다는 깨달음이라고도 합니다. 샤이쉬는 상기한 개념들을 합치면, 분명 칙칙한 어둠일 것이 분명합니다.

샤이쉬는 종종 시간의 흐름의 꼭두각시처럼 묘사됩니다. 샤이쉬는 과거로부터 불어오는데, 이는 과거가 끝났고 지났기 때문이며, 현재를 관통하는 것은, 끝과 죽음에 대한 기대가 삶을 사는 것에 있어 한 부분이기 때문이며, 미래를 향하는 것은 미래는 필연적으로 끝과 죽음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샤이쉬를 운명과 동일시했는데, 이는 누가 어떤 자였고 어떤 자이며 어떻게 될 것인지를 통제하지 않고, 대신 절대적인 친밀함을 갖고 스며들고 이러한 것들을 비춰주어서 입니다.

샤이쉬는 죽음을 면치 못하는 곳이나 끝이 자리 잡은 곳에서 가장 강하게 불어옵니다. 샤이쉬는 사람이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그에게 굴복하고 마는 전쟁터에서 이끌리어지는데, 모든 병사들은 자기 자신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상의 일부로써 받아들여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샤이쉬는 처형용 교수대 주변에 머물고, 곡하는 자들이 모여서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무덤가의 적막 속에 매달립니다. 샤이쉬는 명백하게 넘어가는 순간 곧, 새벽과 황혼, 하나는 밤의 끝이고 다른 하나는 낮의 끝이기에 이러한 때에 가장 강하다고도 합니다. 샤이쉬의 때는 봄과 가을이지만 여름과 겨울이 바뀌는 때이기도 한데, 이는 이 때에 가장 긴 날와 짧은 날이 정해지고, 그렇게 각각의 계절의 끝이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개요 (Overview)

샤이쉬의 자색 바람을 받아들인 마기스터들은 "죽음 마법"(Cessationary Thaumaturgy)을 행합니다. 이 용어는 제국 마법 정관(the Articles of Imperial Magic)으로 확실히 채택되었는데, 강령술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자칫 문제의 소지가 있고 다소 부정확하기 때문입니다.

자색 마법 (Amethyst Magic)

자수정 학파의 마기스터들이 죽음에 대한 힘과 죽음을 일으키는 힘을 가졌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들은 적으로부터 영혼을 훔쳐낼 수도, 생명을 빨아내어 살과 피 뿐인 껍데기를 제외하곤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마기스터들은 현세와 내세를 돌아다니기에 영과 혼을 볼 수 있고 어느 정도라면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샤이쉬의 마기스터들 중 가장 강력한 이들은 영계와 에티르 속에 남아있는 망자의 혼의 유체와 대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영혼들은 때로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을 통해 말하도록 고무될 때도 있는데, 이는 그들이 영에 관해서는 선한 면으로도 그렇지 않은 면으로도 통달해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적어도 이들이 이야기하기로는, 영혼이 인류의 여러 신들 중 하나 또는 악마들에게 받아들여지거나 먹혀버리면 이러한 능력은 끝납니다.

일단 한 사람이 성년기에 이르기까지 다 자라고나서, 성장이라는 지점이 이제 노화로 바뀌는 그 교차점에서,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은 실제로 알아차릴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사람의 종말, 곧 죽음이 매 초, 매 시간, 매 하루마다 그를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다가오는 끝을 봅니다.

세상에는 자색 마기스터들을 강령술에 손대는 자들이라고 잘못된 비난을 가하는 자들이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전부는 말이죠. 강령술사(Necromancers)들은 죽음을 거스르고 끝을 경멸하는 반면, 샤이쉬의 학파는 죽음을 인정하고 끝을 받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이쉬의 학파는 이런 어둠의 힘과 분명한 관계가 있기에 여전히 그 이름은 더럽혀져 있습니다. 자수정 학파의 마법과 강령술의 어두운 기예에는 어떤 유사점이 있기는 합니다. 오직 학파의 강신과 주술만이 강령술이 일으키는 정신적, 영적 심지어 육체에 이르는 해로움 없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자색 마법은 결코 타락하고 냉혈한 강령술사들이 다다른 진정한 힘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학파 (The Order)

자수정 학파는 다른 마법 학파들 중에서도 가장 내향적입니다. 음영술사(Shadowmancers)들 다음으로, 샤이쉬의 형제단(The Brethren of Shyish)은 제국 내에서 가장 완벽하게 비밀스러운 결사입니다. 이 사실은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에 대한 안 그래도 상당한 공포감을 더욱 키웁니다.

그 어느 학파도, 심지어 빛의 학파의 사제들(Hierophants)조차도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의 금욕과 고행 그리고 규율에 비할 수 없습니다. 삼 백여년 전, 테클리스가 이 학파 최초의 마기스터들에게 강조했듯, 그들의 마법은 단명하는 인간들이 쉽게 거스르고 마는, 한 번 거스르면 비참함과 고통 그리고 어둠뿐인 하나의 선에 달려 있습니다. 샤이쉬의 형제단(그들이 부르기로는)은 그들의 손아귀에 생과 사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손짓 하나로, 한 사람의 가슴 속 심장을 움켜쥐어, 자연사처럼 보이게 죽여버릴 수도 있고, 그의 죽음을 거의 끝이 없도록 늦출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일순간에 사람을 시들게 하여 죽게 만들 수도 있으며, 그들 중 가장 위대한 이는 원한다면 사람의 영혼을 훔쳐내어 가둬버릴 수도 있습니다.

샤이쉬의 마기스터들 중 가장 숙련된 자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인 마법 양식의 작은 화신이 되기에 끝이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나이 먹는 것과 죽는 것에 대해 완전히 무덤덤합니다. 대전쟁 이후 테클리스는 자수정 학파의 새롭고 젊은 마기스터들에게 그들의 마법을 행하는데에 있어서 주의와 책임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그들이 죽음의 성질에 대해 알아갈수록, 샤이쉬를 조종할 수 있는 힘이 더욱 강해질 것이기에 단명하는 인간으로 하여금 그들의 피할 수 없는 끝을 늦추거나 심지어 회피하고 싶어하는 미혹 역시 더욱 커져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법의 여러 가닥 중의 하나로써, 샤이쉬를 오랫동안 받아들이는 것은 마기스터의 수명을 상당히 (사실, 특히 샤이쉬의 경우 더더욱) 늘릴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강령술의 어두운 기예에 빠질 유혹은, 고의로든 아니던 간에, 미숙한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에 있어서는 더 분명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과거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듯이, 자수정 학파는 어둠이나 흑마법을 사용하는 입문생들에게 정말로 무자비합니다. 그들이 타락했던 지, 아니면 고의가 아니었던 간에 그들의 잘못이 드러나는 순간, 학파에서 추방될 것입니다. 그리고 먼지 한 톨 남지 않도록 산산히 없어집니다.

자색 마기스터들의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문생 선발 과정과 꾸준한 주입 교육 그리고 감시로 인해, 그들이 일탈을 저지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지난 두 세기 동안 오직 네 번, 학파의 고위 마기스터들이 모여서서 학파의 일원 하나를 추적하여 죽이도록 모였습니다. 이러한 추적이 있었을 적, 그들은 완벽하게 비밀로 일을 처리했습니다. 누구도 의심을 사는 지도, 뭐가 일어나는 지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위치 헌터들이나 회색 학파의 음영술사들조차 말이죠. 자수정 학파중 한 명이 배신자로 돌아설 때마다, 샤이쉬의 고위 마기스터들은 비할 데 없는 끈질김과 절대적인 무관용으로서 그들을 추적하고 박해했습니다. 그들은 배신자가 저지른 죄의 흔적을 지우고, 그의 업적을 파괴하며, 그에 관한 모든 기억을 말소합니다. 파헤쳐진 무덤은 누군가가 알아차리기 전에 다시 채우고 묻어버립니다. 의문사는 자연사나 흔한 노상강도살인으로, 담쟁이덩굴이나 심지어 도시 구역 안의 이끼나 집안 식물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조차도 때 이른 서리나 미상의 기생충 탓으로 만듭니다.

며칠이 걸리든 몇 년이 걸리든간에, 그 누구도 죽음의 로어의 고위 마기스터들이 뭉쳐낸 진노로부터 도망친 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조치들은 그들이 맞서고자 하는 죄악에게만 들어맞습니다. 샤이쉬의 학파로부터의 변절자들은 강령술의 기예로 강력해질 수 있습니다. 학파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샤이쉬의 마기스터들 자신이 가장 영적 타락으로부터 위험한 존재처럼 보일지라도, 자수정 학파의 마기스터들에게 있어 가장 커다란 위협은, 정신병의 위협과 광기입니다. 많은 학파의 마기스터들 역시 자신들만의 기벽이 있지만 자색 마기스터의 광기란 참으로 무시무시한 것이고 자색 마기스터들의 도덕적, 사상적인 변질보다 더 자주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비록 확실하진 않고 증명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지만, 그림자 로어 학파의 종정인 라이너 스타크는 80여년전 그 백열학파의 대학 일대를 초토화시킨 백열학파로부터 온 대규모 방어-반격 마법이 사실은, 미쳐버린 자색 마기스터와 학파의 고위 마기스터의 대치상황에서 발생한 마법으로 인해 발동되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든 아니던 간에, 스타크의 관심사는 아닙니다, 게다가 그는 그의 의혹을 설사 밝힐 수 있을지라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백열학파가 호전적이고 자긍심이 높다지만, 스타크는 샤이쉬의 학파가 다른 학파의 마기스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치명적이라고 여깁니다. 그렇지만 그는 학파들 간의 전쟁을 부추기는 위험을 무릅쓸 짓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알트도르프는 그 전쟁로부터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직무와 계약 (Duties & Contracts)

자수정 학파는 그들에 대한 필요가 있을 때에만 제국군에 전투 마법사들과 함께 따라 나섭니다.

스티얼란트 북동쪽의 한 때 실바니아라고 알려진 영토(the land once known as Sylvania in north-eastern Stirland)의 정부와 가장 부유한 가문은 종종 샤이쉬의 마기스터를 찾아 고용하고는 합니다. 그곳에 있는 무덤가에서 죽은 자들이 결코 편히 쉬지 못하는, 죽어가는 자의 악함과 워프 먼지로 가득찬 땅이 뭐 그렇지요. 사실이든 아니든, 자수정 학파의 기술은 절박하고 편집증적이며 공포에 질린 자들에게는 높이 평가받을 뿐 더러, 자색 마기스터들은 강령술과 흑마법의 결과물을 되돌리는 것을 신성한 의무라고 여깁니다.

샤이쉬의 마기스터 (Magisters of Shyish)

자색 마기스터들이 입는 예복의 색깔은 가장 짙은 자주색입니다만, 칠흑색도 많이들 입습니다. 이 학파의 마기스터들은 매우 날카로운 대낫을 지팡이 대신 들고 다닙니다, 그러나 이 대낫은 밀을 수확하기 위한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아니라, 대신 마기스터 자신의 학파의 상징과 전투를 상정하여 우아하게 고안된 물품입니다.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이 종종 차고 다니는 허리띠에 달린 빛 바랜 사람 뼈는 인생의 무상함을 상징합니다. 이 뼈들에는 오컬트 룬과 학파의 다양한 상징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테면 모래시계나 가시 돋친 장미처럼 사람들이 그들을 알아볼 수 있는 상징들처럼 말이죠.

그들이 학파에 입문했을 때 어떤 외모였던 간에, 자수정 학파의 금욕적인 생활과 많은 시간에 걸친 연구는 모든 입문생들을 길지 않은 시간안에 확실히 마르고 창백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자수정 학파와 그와 관련된 교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깔끔하게 면도합니다. 마치 빛 바랜 해골처럼 말입니다.

사고방식 (Mentality)

자수정 학파의 마기스터들은 죽음과 모든 종류의 끝에 대해 친밀함을 가집니다. 확실히, 요즘의 사람들에게 이들 마기스터는 자신들이 끝을 보아야 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일이나 작업에도 착수하지 않는 사고로 유명합니다. 그들은 언제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입장입니다.

힘과 경험을 쌓아갈수록, 샤이쉬의 마기스터들은 더욱 과묵해지되, 지나치게 침울하거나 비참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삶에 대한 기대가 없기에 실망할 일도 없습니다. 보통 샤이쉬의 형제단은 그들의 운명에 만족해하며, 드물게 입을 열지만, 그 말은 무미건조하며 음침한 지혜가 묻어납니다.

이 학파의 마기스터들은 야망이 전혀 없는데, 이것은 어쩌면 그들 중 누구도 대종정이 된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가장 높은 고위 마기스터들이 그 직위에 도전하는 모든 도전자들을 물리칠 완벽한 가능성이 있을지라도 말이지요. 만일 타락한 형제들 중 하나를 추적한다는 일이 생겼을 경우, 마기스터들은 그들이 무자비한 것처럼 두려움 없이, 단호하게, 결코 다른 여지를 두지 않습니다

견습생 (Apprentices)

자색 마기스터들은 거의 견습생을 받지 않기에, 자색 마법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엄한 시험과 진중한 맹세를 해야만 합니다.

자수정 학파는 견습생들이 장래에 있을 상속권과 같은 세속의 모든 부와 소유물을 학파에 들어오기에 앞서, 대학에 들어옴과 동시에 모두 내놓게 합니다. 어떤 경우, 새로운 문하생이 어떤 소지품을 들고오는 것이 허락될 때도 있습니다만, 이는 매우 학파가 입문생에게 자수정 학파에 들어오는 것은 죽음 그 자체로, 옛 삶의 행보는 떨쳐내고 잊어버려야 하는 것임을 심어주는 것으로 볼 때, 매우 드문 일입니다.

모르(Morr)의 사제직에서 자수정 학파로 들어온 전직 신학생들도 많습니다. 모르를 섬기는 데에 이끌렸던 이들이, 사실은 자색 마법의 바람에 특별한 감수성을 가졌다는 일은 결코 드문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예비 사제들은 종종 휘감는 에너지가 그들의 예배나 예식 중에 강림하는 것을 보는데, 마법에 대한 시야가 부족한 사제들은 설명하지도 못하고, 하고 싶지도 않는 일입니다. 그들의 신으로부터 기도 또는 예식을 통해 직접 부여받지 않은 힘의 흔적을 다루는 자들은 저주받았거나 모르의 사제직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배척당하고 환멸받는 자들은 종종 자수정 학파의 분묘 건물에 이끌립니다. 그들이 이러한 부름에 귀기울인다면, 그들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불가피한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방식은 견습생 중심입니다만, 그 외의 다른, 학파의 내부 교육 체계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세간의 인식 (Views of the Public)

자수정 학파의 마기스터들은 알트도르프 사람들뿐 아니라 제국 전역에서도 소외당합니다. 그럴지라도 세상에는,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들과 자기들이 배우고픈 비밀을 간직한 죽은 자들과의 소통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색 마기스터들은 언제나 강령술의 어두운 기예와의 누가 봐도 명백한 연결고리로 인해 오명을 쓸 것입니다.

대학 터와 건물 (The College Grounds and Buildings)

자수정 학파는 죽음의 로어를 연구하는 마기스터들을 위한 자리이고, 완벽하게 그 역할에 잘 맞아보입니다. 건물은 구 알트도르프에 있는 광활하고, 아마 귀신들린 공동묘지를 내려다 보는 곳에 서있습니다. 이곳은 붉은 역병(The Red Plague)이 돌았을 때, 수 천명이 의식보다 더욱 시급하게 묻혀진 장소입니다. 알트도르프에 있는 모르의 주 신전은 그저 거리 몇 개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대학과 신전 일대에는 엄숙한 기관들이 가득한데, 이를테면 장의사, 석공 그리고 변호사들이 있습니다. 거주지는 거의 없는데, 이는 그처럼 우울하고 나쁜 징조로 찬 지역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자들과 노숙자들일지라도 말이지요. 그곳에서 사는 이들은 다소 기이하다고 여겨지기 마련입니다만 확실한 사실은, 강령술을 행하는 그 어떠한 자들도 그들에게 있어 가장 가차없고 위험한 적수가 둘이나 모여있는 곳에서 이렇게 가까이 살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대학 건물 자체는 화려한 초기의 고딕 양식의 어두운 석재로 지어져 있습니다. 창문과 출입구는 뾰족한 아치형 장식과 길고 좁은 많은 창문들 그리고 건물 전면부를 가로질러 흩어져있는 틈새에 있는 조각상들이 얹혀있으며, 비탈진 천장의 처마에는 가고일 석상이 놓여 있습니다. 수많은 좁은 탑들이 건물의 몸체로부터 솟아있으며, 각각은 가파르고 뾰족한 끄트머리의 첨탑이자, 수천이 아니라면 수 백마리 박쥐의 서식처입니다. 매일 동이 트면, 이 짐승들은 대학으로부터 쏟아져나오는데, 마치 동트는 태양에 맞서는 살아있는 연기처럼 보입니다.

박쥐들만이 생명의 흔적 같은 것입니다. 대학 건물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으며, 대학을 바라보는 데 하루를 꼬박 보냈다고 맹세했던 이들조차도 산 자 하나를 봤다고 하는 이들이 없습니다. 밤에조차, 건물 안에서는 빛을 보기 힘듭니다만, 창백하고 유령 같은 불빛이 한 탑에서 다른 쪽으로, 심지어 계단을 내려가지도 않고 움직였다는 목격담은 흔합니다.

자수정 학파의 입구는 창백한 회색 기둥과 검은 기둥, 그리고 중앙에는 모래시계, 옆에는 구멍을 휘감는 가시돋친 장미가 있는 진자주색의 해골이 옆에 있는 대학의 상징이 새겨진 상인방이 있는 대문이며 항상 열려있습니다.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마다 대낫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비록 출입구가 모르의 신전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무덤 대문의 완전한 모방품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올드 월드 사람들에게 있어 죽음과 필멸성을 되새기기에는 충분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학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있지만, 누군가에게 이 열린 문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기에, 특히 모험심 강한 거리의 부랑아들중에서 그 안으로 들어가봤다고 말하는 사람들 찾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그들의 경험을 말하는 자들은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 건물 안의 공기는 메마르고, 먼지가 많으며, 정적인데다가 몰약의 향취가 희미하게 났다고 합니다. 썩은 냄새는 없고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도시의 냄새는 저 뒤로 멀어집니다. 어두운 복도가 많이 있으며, 검은색 또는 진한 자주색의 휘장이 걸려있고, 바닥에는 먼지가 두텁게 쌓여있어 함부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발걸음 때문에 매캐한 흙먼지가 날립니다. 문들은 복도에서 갈라지지만 모두가 빈 방으로 이어지는데, 그 안은 어둡고 무거운 가구들이 버려지고 거미줄에 뒤덮인 채로 놓여있습니다. 탐험했던 자들은 종종 거미나 쥐, 박쥐나 다른 동물들의 말라비틀어진 시체들은 보았지만 결코 살아있는 다른 것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대학 건물은 마치 몇 년 동안 버려진 것처럼 보입니다. 이 일대는 기이한 적막에 덮여있고 고함을 지를수 있을 정도로 용감한 탐험가들조차도 그들의 목소리가 죽여진 채로, 마치 건물이 소리를 삼켜버린 것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죽음의 신으로써 모르를 위한 작은 사당들이 대다수의 방의 많은 벽면에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그 무엇보다도 방문자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대학에 오래 머무를수록, 사람들 마음 속 두려움은 커져만 가고, 결국 떠나고 마는데, 대개는 달음박질쳐 나갑니다.

소수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얼마간 돌아다니고 나서, 모퉁이를 돌자 자색 예복과 대낫을 든 마기스터와 마주쳤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한 그 소수의 사람들은 그 다음날 바로 형제단과의 훈련을 시작했고, 지금은 그들 모두 스스로가 자색 마기스터가 되었습니다.

대학에 초대받은 이들, 또는 서신을 전달하러 오는 이들은 바깥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문 옆에는 거대하고 때 탄 황동 종이 있고, 그것이 두들겨지면, 두건을 쓴 간사가 그림자 속에서 나타납니다. 서신을 가져온 자들은 이를 전달할 간사에게 서신을 맡겨야만 합니다. 마기스터와의 용무가 있는 자들은 반드시 그가 불려올 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간사는 결코 대학의 문지방을 넘지 않습니다. 만일, 성급한 방문자가 그를 밀치고 지나가면, 방문자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사라져버리는데, 그는 자신이 위에서 언급한 버려진 건물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바깥에 남아있던 동행들은 그들의 성급한 일행이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간사는 여전히 눈에 보이지요.

자수정 학파의 입문생만이 도움없이 대학을 정당하게 드나들 수 있으며, 손님들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드나드는 데에 별다른 노력은 필요 없으며, 그들이 원한다면 대학의 버림받은 쪽으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진짜 대학 건물은 첫눈에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건물 뼈대쪽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강당은 어둡고 휘장은 검거나 자주색이며, 바닥에는 먼지가 얇게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복도의 중앙은 여러 사람의 발걸음으로 인해 먼지나 거미줄이 쳐져 있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란 바로 자색 마기스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방의 문이 닫혀있고 떄론 잠겨있어서, 그들을 복도에서 만나는 것이 여전히 드문 일입니다. 건물의 더 깊은 곳은 위 아래가 모두 나선식 계단으로 이어져 있으며, 마기스터들의 개인실입니다. 건물 깊은 곳에는 도서관과 연구실 그리고 사색을 위한 방이 있습니다. 진짜 대학이 조용하긴 하지만, 마법에 걸린 뼈대만 있는 대학 쪽과는 달리 기이한 적막은 없습니다. 모르를 위한 작은 사당은 여전히 있지만 확실히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기스터들은 어떤 신을 향한 특정한 헌신의 흔적이나 공개적으로 그를 숭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대학 안에 있는 개인실의 장식은 거기에 사는 마기스터에 따라서 정해집니다. 어두운 색과 대학의 상징이 흔한 선택이지만, 사실상 모든 방들이 살아있는 식물이나 어떤 동물들을 같이 두고 삽니다. 식물들이 더 일반적이나, 애완용 쥐(rats), 까마귀, 큰까마귀(ravens), 떼까마귀(rooks)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마기스터들은 살아있는 것의 활력을 떠올리는 것들을 선호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지를 잊거나, 강령술의 길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지요.

대학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그곳에 머무르는 마기스터와 이야기하기 위해서 입니다. 자수정 학파는 모든 숙련 견습생에게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습니다, 더 높은 직급에 있는 자들에게도 물론입니다. 학파의 많은 마기스터들이 그들의 이웃들이 환영하지 않기 때문에서라도 대학에 영구적으로 사는 것을 선택합니다.

뼈대만 있는 대학쪽도 비밀스러운 만남의 장소로 종종 쓰입니다. 마기스터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들에게 우연히 들릴 확률은 무시해도 될 만할 뿐더러, 마기스터들은 그러한 것에 좀처럼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러한 만약 한 그룹이 그곳에서 모이는 습관을 들인다면, 마기스터들은 그들을 쫓아낼 행동을 취합니다. 그들은 대학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싶어합니다.